작년 말엔 아직 공부를 하고 있었어서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보다는 취업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래서 한 해 회고 때 뿌듯해하기보다는 아쉬운 점을 많이 기록했는데, 올해는 좀 더 긍정적인 자기 평가를 해보려 한다. 회사 인사평가에는 차마 못쓰는 내 자랑, 내 블로그에라도 써야지.

일과 공부

회사에 다닌 8개월은 재밌고 행복했다. 좌절이나 스트레스가 없진 않았지만, 항상 그에 따른 성장과 보람이 있었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도 존경스럽고 재밌고 똑똑하고 친절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기억되는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 더 열심히, 더 따뜻하게.

스타트업이 그렇듯 변화가 일상이었다. 새로운 기능은 물론이고 새 서비스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을 경험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큰 행운이다. 시행착오 하나하나가 나에겐 모두 인사이트였다. 아쉬운 것은 시간에 쫓겨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거나, 잘 정리된 문서로 남기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들이 있었다는 점. 남에게 보여줄 수준은 안 되지만 그래도 내 방식대로 어떻게든 기록해두었던 것은 칭찬하고 싶다.

팀을 이동하기 전과 후 잘 적응한 것, 그리고 나름의 일하는 방식을 세워나간 것도 올해의 성과다. 첫 팀에서는 체계적인 핸즈온 관리를 당했(?)다면 새로운 팀은 프론트엔드가 나밖에 없어서 그런지 더더욱 업무적으론 자율성이 주어졌는데, 오히려 나만의 호흡을 찾을 수 있어 좋았다. 예컨대 스키마 리뷰 전에 내가 숙지할 것들, 내부 QA 시 팀원들에게 공유할 테스트 케이스 양식, 문제가 생겼을 때 찾고 물어보는 절차(e.g. 일단 껐다 켜본다ㅋ) 등을 스스로 적당히 세팅해두니 일하기에 훨씬 수월했다. 첫 팀에서 업무를 배운 것도, 지금 팀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FEonTheBlock을 비롯하여, 스터디나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시도했다. FEonTheBlock에서는 <이펙티브 타입스크립트>, <HTTP 완벽 가이드>, <자바스크립트 완벽 가이드>를 공부했고 지금은 각자 관심있는 아티클을 가져와 공유하는 중이다. 회사에서는 퓨어스크립트를 통해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React Native 강의를 같이 들으며 앱 개발을 공부했다. 처음으로 참여한 오프라인 컨퍼런스인 FECONF2022도 기억에 남는다.

블로그에 한 달에 한 번은 회고를 남겼고, 회사와 스터디에서 배운 것들을 TIL 레포에 기록했다. 이제는 나만의 기록이 아닌 남에게 읽히기 위한 문서를 정리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하겠지만.

장비와 책

대부분의 장비는 이미 있어서 취업하면서 받은 맥북 외에 올해 새로 구비한 건 많지 않다. 해외직구까지 하면서 산 키보드 파우치, 악세사리 파우치, 트랙패드가 거의 전부. 아, 취업 전에 코딩 동기로부터 27인치 모니터를 싸게 샀는데, 들고 오는게 너무 힘들어서 울 뻔했지만 만약 이 모니터가 없었다면 재택근무를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라서 두고두고 잘 한 선택이었다. 생각해보니 에어팟으로 온라인회의를 하니까 귀에 자꾸 문제가 생겨서 헤드셋도 샀구나.

반면 책은 많이 샀다. 회사 교육비 지원 덕분이다. 처음엔 많이 샀는데 읽지를 않길래 양심에 찔려서 이번 달엔 안 샀다. 앞으론 다 읽고 나서만 새 책을 사야겠다. 선물로 받은 책들도 있다. 얼른 읽어야 하는데… 쩝

2023년 목표

• 1월 9일에 시작하는 6주 간의 git 강의 잘 듣기.
• 1월 중순 출시하는 서비스, 더 좋은 코드로 완성하기.
• 교육비로 산 책들 한 달에 한 권 이상 읽기.
• 다른 사람의 학습을 돕는 기회를 통해 나도 더 많이 공부하기.
• 문서화를 조금 더 잘 & 많이 하기.
• 블로그 만들어서 이사가기.

위의 목표들은 개발자 이한결의 목표이고, 인간 이한결로서는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이 더 자주 웃고 건강하도록 만들자는 것이 목표이다. 잠 안 오는 새벽에 작성한 2022년 회고 끝!

성공을 위해 나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게 자기 규율(self-discipline)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게끔 하는 능력이 자기 규율이다. - 김겨울 유투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