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학원을 다닌지 꽉 채운 두 달, 코딩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검색해본 게 2020년 크리스마스 무렵이었으니 코딩에 입문한지는 세 달이 흘렀다. 내 인생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밀도 높게 살아낸 시간을 돌아보고, 나의 나름 뿌듯한 루틴을 기록으로 정리하고 싶어 회고록을 작성해본다.
회고
2021년 1분기 루틴
- 아침요가 20분 후 아침식사 후 학원
- 오전엔 수업이 없어서 HackerRank 푸는 등 잔잔바리 공부를 하거나 러버덕
- 점심은 너무 팍팍할까봐 일부러 산책도 하면서 여유롭게 보냄.
- 수업 또는 오후자습엔 집중 잘 되는 시간이라 본격 공부
- 운동 1시간 반 하고 저녁식사
- 저녁약속 있는 날엔 먹고 들어와 뒤늦은 운동으로 공부시간이 밀리기도 했지만 웬만해선 조금이라도 복습하고 1시쯤엔 잠들었던 듯. 초반엔 잠 안오면 책도 읽곤 했는데 결국 핸드폰 하다 잠들기 일쑤
- 주말엔 비교적 여유롭게 놀멍쉬멍 한강 라이딩도 하고 아침등산도 하고 낮잠도 자면서 공부
루틴 회고
- 가장 잘 한 것은 운동을 무리하더라도 주 6회 지켜서 한 것이다. 자세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물론 그 체력으로 공부를 해야 의미있는 일이지만).
- 코로나19로 인해 원래 10 to 10일 뻔했던 학원스케줄이 자율하원으로 바뀌면서 저녁시간이 확보된 게 내겐 퍽 좋은 일이었다. 너무 같은 곳에 오래 있으면 지쳐서.
- 학원을 가까운 곳으로 잡은 것도 신의 한 수. 수업 없는 날이나 잠깐 일이 있는 날에도 마치 집앞 헬스장처럼 거리를 핑계삼지 못하게 되었다.
- 평일은 나름 선방했는데, 주말에 집에서 뒹굴댄 게 다소 아쉽다. 그래도 주말까지 빡세게 살았다면 아마 불행했을거야.
두세 달 동안 얻은 것
- 아이템: 맥북, 손목보호대, 해피해킹 키보드, 자세교정 방석, 비싼 코딩책 4~5권
- 기록: github TIL을 매일 기록한 게 자산이다. 아직은 비루한 블로그도.
- 지식과 실력: 코딩의 코자도 모르던 내가 파이썬도 익숙하게 풀고, HTML5/CSS3으로 마크업과 스타일링도 하고, JavaScript도 배워나가고 있다.
- 공부 및 진로의 방향 설정: 개발과 이를 둘러싼 생태계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흘러가는지 선생님들을 통해서도 많이 듣고 여러 정보를 접하며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 자료와 내 수준에 대한 판단력: 이게 입문단계인 나에겐 가장 의미있는 변화인데, 어떤 강의나 자료가 조금 더 정확하고 내게 도움이 되는지 나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 초반에는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읽고 들으면서도 정확하고 좋은 설명인지 판단이 안 서 오리무중이었는데, 정확한 개념과 원리이해에 기반한 자료, 그리고 선생님들이 추천한 자료들을 위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 앨리스의 토끼굴에 빠지지 않는 수준으로 공부전략을 나름 세워나갈 수 있게 되면서 효율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된 게 정말 기쁘다.
- 오히려 잔가지들을 쳐내니까 시간이 남지만 욕심내지 않고 예습, 복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 근육: 운동해서 생긴거지만 코딩을 위해 체력관리하려고 시작한 거라서 써봤다.
- 카페인: 최대한 자제하려 하지만 수업때 안 졸려다보니 카페인에 손을 대기 시작.
앞으로
Improvements to make
- 뽀모도로 시간관리법을 통해 공부할 때 하고 안할 때 제대로 쉬는 것을 실천하고 싶다. 쉬면서도 마음이 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공부는 잘 안하는 시간들이 꽤 있다.
- 주 1권의 책을 읽고 싶은데 정말 집중이 잘 안된다… 이번주부터는 꼭 읽어야지.
- 아직 내 실력이 안 되는데 다른 거 기웃거리지 않고 학원에서 원리와 개념 배운 것에 더 집중하기. 쳐낸 잔가지는 돌아보지 않는 것으로…
- 블로그를 조금 더 정돈된 상태로, 그리고 자주 글을 올리고 싶다. 앞으론 한 주에 3개의 해커랭크, 1개의 위클리, 1개의 독서리뷰를 올릴 수 있도록 다짐해본다.
- 파이썬 미니프로젝트인 엘리베이터와 하노이타워, 피보나치킨을 결국 포기했는데 언젠가 다시 실력을 키워 도전해보고 싶다.
느낀 점
- 나름 잘 하고 있다는 걸 기쁘게 생각하되 겸손하게 성실하게 한 걸음씩 가보자.
성공을 위해 나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게 자기 규율(self-discipline)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게끔 하는 능력이 자기 규율이다. - 김겨울 유투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