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파이썬 수업의 울군선생님의 강력추천도서, 소프트 스킬을 읽었다. 왜 추천하셨는지 정말 공감이 가면서 개발 뿐 아니라 전문적인 분야로 진입할 많은 사람들에게 나 또한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좋은 책이었다.
71개나 되는 소제목으로 분류된 이 책은, 부제와 같이 평범한 개발자가 어떻게 보다 더 시행착오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책 두께에 기선제압 당했지만 세분화되어있기도 하고 어렵지 않아서 쭉 읽어내려가기 좋았다. 문학/정서적 글이라기보다는 자기계발적인 메시지인 만큼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골라 읽어도 충분히 효과적일 거라고 판단된다.
이 책은 일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책의 주제는 당신이다. 바로 당신의 경력, 삶, 신체, 정신 영혼에 관해 이야기한다.
개발과는 썩 관계 없어 보이는 파트(재무, 건강, 영혼, 연애)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해 의아하기도 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개발자가 이와 같은 파트에서 가질 수 있는 맹점과 이를 극복할 방안들이 설명되어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물론 신간이 아니기에 현재의 시장 상황이라거나 트렌드와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본질적인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햇병아리이긴 나에게도 이 책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느껴졌다. 이 책의 조언들은 개발 경력이나 실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듯 하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듯 (지극히 자기계발적인 뉘앙스이지만) 이미 이룬 것처럼 행동하기 위해 감히 말해보자면, 개발을 그저 돈벌이를 위한 직업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전시켜나가며 갈고 닦을 인생 미션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지침서로 삼아 늘 곁에 두기를 추천한다.
인상 깊은 부분
-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전문가에 대한 저자의 정의였다. 특히 유저에겐 안 보인다는 이유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코드의 품질관리를 정확히 지적했다.
간단히 말해 전문가는 맡은 일과 경력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때론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품질이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져도 좋으니 최대한 빠르게 코드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자. 어떻게 하겠는가? 이러한 요청을 반복적으로 받는다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 (...) 전문가는 필요할 때 "아니요."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가 고용주라 하더라도 말이다. (중략) 눈앞의 득실만 따져보면 잃는 게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옳은 쪽을 선택할 때 더 많은 것을 얻는다. 그리고 그래야 편안히 숙면을 취할 수 있다. (...) 전문가는 자기가 만드는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처음부터 원하는 수준을 낼 수 없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자기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는 날이 온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쪽보다 목표를 낮추는 쪽을 선택한다는 게 문제다.
사실 이건 개발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의 전문성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이다. 전문가의 특징은 다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정한 품질 수준을 한결같이 지키는 것이란 정의에 깊이 공감했고, 그럼에도 현실에서 이 원칙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럴 때의 대처법까지 따뜻하게 챙겨주는 마무리에 감동.
기술을 신봉하지 마라.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아는 기술이라는 이유로 특정 기술을 신봉하는 것이 문제다. 나쁜 기술은 없다. 모든 기술이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많은 이들이 쓰는 기술이라면 대부분 괜찮은 정도는 된다.- 특정 에디터나 방법론을 절대적인 선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늘 발전을 위해 내가 선택하지 않은 방법론도 공부해서 필요할 경우 기꺼이 활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바보 같아 보여도 괜찮다. 성공하고 싶다면 자존심은 잠시 접어두라.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바보 같아 보일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 어떤 일이든 끝은 난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반드시 나아진다. 그렇게 될 때까지 버텨야 한다. 무신경해져야 버틴다. 바보 같아 보일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건 숫기없고 주목받기 싫어하는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조언이었다. 남들이 나를 바보같이 볼 상황이 딱히 최악의 결과를 낳진 않는다. 그저 잠깐 웃음거리와 주목의 대상이 될 뿐. 앞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지식의 빈틈 찾기 - 바로 이 점이 문제다. 지식에 빈틈이 있을 때 빈틈을 찾아서 메꿀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대충 무시하고 넘어간다. 불편한 부분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이런 빈틈은 질문을 통해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 창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질문할 용기만 낸다면 쉽게 빈틈을 채울 수 있다. 대화나 논의 중에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대충 넘어가지 말고 명확히 이해할 때까지 질문하라.-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지식이 없어서 빈틈도 많지는 않지만 학원에서 선생님들께 질문하기엔 너무 일차원적인 질문이라 부끄러워서 나중에 구글링하는 방법을 선호했었는데, 사실 구글링 안하고 넘어가는 것도 없진 않았다. 앞으로는 꼭 키워드를 뽑아 구글링해서 해당 이슈를 이해하고 넘어가거나, 적어도 그 자리에서 바로 물어보아야겠다.
느낀 점
- 이 밖에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뽀모도로 시간관리법과,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법 등 지극히 자기계발적인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사실 이것들은 이미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통해 소개되어 왔다(내게 이것들을 실천할 의지가 없었던 것 뿐). 이 책이 다른 점은 이 건전한 습관이 좋다고만 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런 습관을 들일 수 있을지 개발자인 저자가 직접 활용한 경험을 소개하며 추천한다는 것이다.
- 아무쪼록 개발 분야에 들어서는 좋은 타이밍에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종종 정답이 필요할 때마다 뒤적이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