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배우고 고민한 열번째 달

회사

  • 열심히 글로벌 어플을 출시했는데 회사의 위기로 인한 방향 급전환으로 마케팅 한 번 못하고 접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 레거시가 가득한 원래의 코드베이스를 개발하는 것으로 돌아왔다. 다른 곳에서는 오히려 이렇게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이 더 드문 일이었을 것이라 좋은 경험하고 왔다고 위안 삼아야겠다.
  • 프로필 페이지에 유저 정보를 렌더링해주는 몇가지 컴포넌트를 추가했다.
    • 특정 조건에 렌더링해야하는 요소에 대해, 중복된 삼항연산자가 쓰이는 부분을 자주 지적받았다.
    • 백엔드에서 날아온 데이터를 그대로 쓰려고 하지 말고, 클라이언트에서 컴포넌트에 전달할 데이터의 형태로 가공한 후 코드를 작성하라는, 프론트엔드 개발의 핵심과도 같은 조언을 들었다.
    • 요구사항이 글로 써놔도 이해 못 할 만큼 복잡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투덜투덜), 한 눈에 들어오는 코드를 짜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이번에 많이 힌트를 얻은 것 같다.
  • 네이티브스러운 UX가 자꾸만 요구되기도 하고 웹에서의 접근보다 모바일에서의 접근을 우선순위로 하게 되면서(원래 그랬어야 하지만) RN으로 코드를 옮겨가는 작업 중이다. 나름 새로운 것을 터득하는 재미가 있다.
  • 레거시를 뿌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릴레이에서는 노드 id로 클라이언트 스토어를 손쉽게 제어하는데, 아폴로의 잔재는 그렇지 못해서 노드구현체가 아닌 녀석들을 수정하면 꼭 기존 스토어의 stale한 데이터들을 invalidate하고 refetch해줘야 하는, 듣기만 해도 한숨 나오는 코드들이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직접 스키마나 뮤테이션을 짜서 요청했는데 나름 잘 반영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스터디와 모임

  • git 강의를 다 들었다. git이 해시값으로 커밋과 트리, 블롭을 관리하는 개념에 대해 FEonTheBlock 스터디에서 발표를 했는데 다들 흥미롭게 들어주어 나도 재밌었다.
  • 거취에 대한 고민이 있어 회사 내외의 개발자분들과 많이 대화를 하고 밥도 먹었다. 회사가 이렇게 되기 전에 더 즐겁게 시간 보냈다면 좋았을 텐데.
  • 멘토링 프로그램(취준컴퍼니)에서 커피챗(2/11)을, 캐치카페라는 플랫폼에서 취준생을 대상으로 개발 직군 취업에 대한 발표(2/15)를 했다. 회사가 난데 없이 이렇게 되어버려서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이 있으니 마음이 나아지는 듯.
  • DEVIEW 2023에 참여했다. 컨퍼런스는 오랜만이라 그런지 더 유익하고 즐거웠다.

기타 즐거운 이벤트

  • 허먼밀러 의자를 샀다. 몇 주 뒤면 배송이 온다는데 이제 제대로 된 재택 환경에서 일하는 게 기대가 된다.
  • 이사와 컨퍼런스 참석, 공휴일 등으로 이번 한 주는 거의 off인데, 다음 주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재입사한 기분을 내며 일해보고 싶다.

느낀 점

  • 회사가 재무적인 큰 위기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회사란 무엇인가, 조직과 리더십은, 나의 개발자로서의 경쟁력이나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해본 시간이었다.
  • 조직에 기여하되 조직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독립적인 역량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좋겠다는 나름의 결론에 이르렀고 결국 더 열심히 공부하고 스스로를 키워나가야겠다고 느꼈다.
성공을 위해 나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게 자기 규율(self-discipline)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게끔 하는 능력이 자기 규율이다. - 김겨울 유투버/작가